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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보고 싶다

뉴저지의 한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는 동안 아이티 관련 동영상을 성도들과 함께 보았다.     아내는 여러 차례 본 동영상의 사진들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예배 후에 들어보니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아이들 사진을 보니 걱정이 더 커지고, 그리움이 더 깊어진다고 했다.   아이티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지 6개월이 되어간다. 지난해 11월부터 아이티 수도 포토프린스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의해 상업용 항공기 운항 금지 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이 조치는 올해 9월 8일까지 연장되었다. 갱들이 공항에 착륙하려는 미국 항공기 3대에 총격을 가해 스피릿 항공사 비행기 기체를 훼손하고 승무원도 다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항공과 스피릿 항공은 무기한 운항을 중지했고,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젯블루는 계속 아이티의 위험을 주시한다고 했다. 아이들을 못 보는 동안 우리는 꾸준히 후원을 모으고, 매월 식량 구매 자금을 송금하고, 현지에 계신 선교사님을 통해 식량을 구매해서 고아원마다 나눠주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이들이 아픈데, 병원에 갈 수 없다는 소식에 현금으로 긴급 의료 지원을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에 급하게 학비를 송금해서 다시 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돕는 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고아원 원장들과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형편을 듣고 도울 방안을 마련하고, 함께 손잡고 기도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도 우리가 가서 손잡아 줄 때 활짝 웃곤 한다. 오래도록 자신들을 응원해 주는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꿈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다.   코로나19팬데믹을 보내고, 갱단이 수도를 점령해 가면서 우리는 아이들을 직접 방문해서 만나지 못한 채 5년 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도 대부분을 점령한 갱들의 납치와 폭력 때문에, 우리는 아이티를 방문할 때도 선교 센터에 머물면서 고아원 원장들을 불러 식량을 나눠줄 뿐,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고아원에 가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길거리가 좀 조용한 날에는 몇몇 고아원 아이들을 탑탑(작은 짐차를 개조한 대중교통 수단)에 가득 태워 선교 센터로 오게 해 점심을 같이 먹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 만에 아이들을 보면 훌쩍 자라기도 했고, 쑥스러워하던 아이들이 반가워하며 가까이 다가오곤 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6년 만에 장애 고아원의 아이들과 만났는데, 너무도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장애아 때문에 우리는 많이 울었다. 의사 표현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 고아들도 우리가 그리웠음이 틀림없다.     우리도 늘 그 아이들 이야기를 하며 그리워했었다. 그렇게 우리는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넘어 서로 보고 싶어 하고, 사진을 보며, 소식을 물으며 걱정과 그리움을 쌓아가고 있다.   사진 속에서 웃는 아이들도, 뜨거운 햇볕 아래서, 밤낮으로 멈추지 않는 총소리에 고립된 울타리 안에서, 항상 누군가를 그리워할 것이다. 우리 역시 오가지 못하는 사정 가운데 아이들을 만나 기뻐하는 꿈을 매일 꾸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집을 잃고,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숫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많다. 총소리와 기아와 영양실조의 두려움과 모든 이들의 무관심으로 고립된 나라에서 사는 고아들을 우리는 지금 그리워하며 기도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아이티의 평화가 아니라,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있다. 너무 많이 보고 싶어서. 조 헨리 / 선교사·더 코너 인터내셔널 대표삶과 믿음 장애 고아원 고아원 원장들 고아원 아이들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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